‘제빵왕 김탁구’ 빵 협찬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들.

1970~80년대 베이커리 업계의 성장사를 다룬 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최근 시청률 40%대를 돌파하는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를 둘러싼 베이커리 업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브레댄코(bread&Co.) 등 주요 베이커리 업체들이 이 드라마와의 연관성을 주장하는가 하면, 관련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와 먼저 인연을 맺은 곳은 신라명과의 새 브랜드 ‘브레댄코’. 브레댄코는 드라마 초반 13회까지 장소와 제품을 제공하며 실질적인 협찬사 역할을 했다. 윤시윤 등 배우들에게 제빵·제과 기술을 지도한 것도 이 회사다.

업계 1위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도 지난 6월 드라마 외주 제작사와 정식 협찬계약을 맺고 직·간접적으로 제작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정식 협찬계약을 하지 않은 채 드라마를 지원했던 브레댄코는 협찬사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SPC그룹은 극중 화제가 된 ‘봉빵’을 모티브로 한 ‘주종 봉 단팥빵’을 출시하는 등 드라마와 관련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브레댄코 관계자는 “2008년 브랜드 론칭 때부터 대표 제품으로 밀고 있는 ‘앙팡(사진)’을 다음 달 초부터 TV 광고 등을 통해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앙팡은 봉빵과 비슷한 모양의 단팥빵으로 천연 효모를 넣은 게 특징이다.

베이커리 업계 2위인 CJ그룹 계열 뚜레쥬르도 이달 중순 ‘제빵왕 우리밀 옥수수보리빵’이란 제품을 내놓으며 싸움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이 출시되자 SPC그룹 측은 “(뚜레쥬르가) 협찬사도 아니면서 드라마 인기에 편승하려 한다”고 문제 삼았다. 드라마 외주 제작사도 뚜레쥬르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제빵왕’이라는 문구는 일반 명사인 만큼 상표권 침해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개인 베이커리는 ‘제빵왕 ○○○’ 등 드라마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유독 우리에게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수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