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용 맞춤 학습계획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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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는 유난히 빨리 지나간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학기에 적응할라치면 추석 연휴다. 일가친척과 모여 떠들썩한 연휴를 보낸 뒤엔 소풍이나 체육대회 등 학교 행사가 줄줄이다. ‘이것만 끝나면 공부해야지’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결국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들뜬 분위기에 휩싸여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하고 한 학기를 보내기 십상이다. 시간관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2학기용 맞춤 학습계획 짜는 법을 알아봤다.

1학기 성적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 잡아야

물리적인 시간만 따져보면 1학기와 2학기에 주어진 시간은 같다. 다만 새해·새학년의 긴장감 속에 보낸 1학기에 비해 2학기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해이해진 데다 각종 행사가 겹쳐 시간 누수가 많아진다. 2학기를 보람있게 보내려면 행사들 사이사이의 빈 시간을 자신만의 스케줄에 따라 알차게 움직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청소년리더십센터 조형훈 팀장은 “2학기 공부 스케줄을 짤 때 ‘추석까지만 놀고 그 다음부터 공부할거야’라고 한번 미루기 시작하면 이후에도 ‘소풍만 끝나면’ ‘체육대회 뒤부터’ 라는 식으로 공부가 계속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2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분명히 계획돼 있는 만큼 개학과 동시에 시험 계획부터 꼼꼼하게 짜둬야 본격적인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 공부 계획을 짜기 전에 먼저 지난 1학기 학습에 대해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조 팀장은 “1학기 중간·기말고사 성적을 과목별로 정리해보고 어떤 식으로 공부해 얻은 결과인지 나름대로 분석해보라”고 조언했다. 2학기 목표는 1학기 때 발견된 단점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잡는다. 1학기때 늦잠을 자는 습관 때문에 아침 자습시간을 몽롱한 상태에서 보냈다면 2학기에는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컴퓨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을 계획에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이투스청솔 이종서 이사는 “1학기 성적표를 보고 ‘자신있는 과목’ ‘해볼만한 과목’ ‘자신없는 과목’으로 분류해보라”고 권했다. 2학기 시험 기간에는 아직 자신은 없지만 성적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해볼만한 과목’을 중심으로 공부 시간을 안배하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잦은 연휴에도 시간표 맞춰 규칙적인 생활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인 추석 연휴에 혼자 공부하겠다고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가시방석이다.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한껏 들떠있는 걸 외면하고 독서실에 앉아 있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다수 학교들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에 중간고사를, 크리스마스 직전에 기말고사를 치러 마음 놓고 놀 수도 없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유성은 안산1대학 외래교수는 “연휴에도 시간표를 짜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공부 리듬이 깨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휴일 일정에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융통성있게 시간표를 짜는 게 관건이다. 시험에 대한 부담 때문에 무리한 계획표를 짜두고 한두 번 어기다보면 아예 포기하게 되기 쉬워서다. 유 교수는 “자신만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침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공부에 투자하면 이후 시간을 쓰는데 여유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연휴 때 공부할 내용은 미리 정리해둬야 한다. 아침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랜 시간 진득하게 공부하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과목별 핵심 포인트를 요약 노트에 정리해두거나 오답 노트를 만들어두면, 짬짬이 들여다보며 공부하기 좋다. 새 문제집을 꺼내놓고 문제풀이를 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은 집중력이 흩어지기 쉬운 휴일에 추천할만한 공부 방법이 아니다.

조 팀장은 “들뜬 분위기 때문에 공부가 잘 안 된다면 아예 책상 앞을 떠나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모처럼 맞은 연휴에 쓸쓸하게 교과서와 씨름하는 대신 평소 시간을 따로 내 읽기 어려운 책을 읽어두거나, 가고 싶은 대학 캠퍼스를 탐방해보라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언니·오빠에게 진로 상담을 해보는 것도 좋다. 조 팀장은 “머리도 식힐 수 있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각종 행사나 휴일이 많은 2학기에 효과적인 시간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플래너 등을 활용해 항상 목표를 환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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