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암마을 보존’ 국제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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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산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외암마을은 17, 18세기 본격 형성됐다. [조영회 기자]

아산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보존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선 ‘주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거론됐다.

27일 온양관광호텔에서 충남도·아산시 주최로 ‘외암민속마을 경관과 건축의 보전’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이원호(문화재청)씨는 “2007년 세계유산위원회는 네 가지 유산보호원칙에 지역주민 참여 항목을 추가했다”며 “유형적 자산 뿐아니라 무형적 자산을 계승 발전시키는 주역은 역시 외암마을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재 추진 계획수립과 시행과정에 주민이 참여하기 위해선 적절한 협의체 조직이 필요하다. 주민들 전문 능력 함양을 위해선 자문위원회를 운영, 주민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또 관광자원화와 보존을 실질적으로 이끌 주민 리더를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희 배재대 교수는 “경관은 단순한 시각적 풍광만이 아니라 마을의 역사·문화·생활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확장해 이해해야 한다”며 “내세울만한 8경(景)선정 등 경관포인트 지정 및 마을 관련 콘텐트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주관한 목원대의 이왕기 교수는 건축물 원형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건물에 대한 도면화 작업을 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며 “원형 보존을 위해 주민 실천 메뉴얼을 작성하고 자주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 지원이 없는 부분의 유지 보수를 위한 기금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제 발표에 이은 토론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한배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관을 말할 때 보이는 것뿐아니라 보는 위치도 중요하다”며 좋은 ‘조망점’찾는 노력을 제안했다. 그는 다른 전통마을과 구별되는 외암마을 특징으로 인공수로, 내·외원(苑), 연못이 아닌 냇물을 이용한 양반집 정원 조경 등을 들었다.

박경립 강원대 교수는 “보존주민협의체에 출향인사 및 귀향인사까지 적극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가 마을을 지킬 것인가’ 즉 영속적인 지속가능한 보존 방법을 생각할 때 결국 젊은층 거주가 절실하다. 주민 중엔 외국인 방문시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 소지자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이원호씨는 “젊은 층 귀향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마을의 자랑을 스스로 관계기관에 알리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요즘 외암마을에 오면 농업기반 마을이 너무 관광 중심으로 바뀌는 인상을 받는다”며 “관광을 무시할 순 없지만 너무 의지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목원대 이 교수는 “살림 집 원형을 고수하면 주민들이 생활하거나 관광객을 맞기가 힘들다. 마을 훼손을 줄이면서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저잣거리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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