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디지털 원주민’들의 뇌가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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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아이브레인
개리 스몰 외 지음
조창연 옮김, 지와 사랑
328쪽, 1만6000원

뇌 스캔기기(fMRI)를 개발해 뇌영상 연구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지은이가 첨단 테크놀로지가 두뇌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제시했다.

책에 따르면 80년 이후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과 기성세대 사이에 ‘뇌 격차(brain gap)’가 분명히 있다고 한다. 디지털 원주민의 두뇌의 특정 신경망은 이전 세대에 비해 활성화돼 있으며, 심지어 지적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있다. 디지털 원주민은 모든 것에 관심을 쏟지만 정작 아무 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주의산만’ 증세가 병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원주민의 ‘특기’인 멀티태스킹도 실제로 효율적이지도 않거니와 통합적 사고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단다.

반면 디지털 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기성세대는 디지털 언어에는 순발력이 뒤처지지만, 이들의 신경회로는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란다. 특히 35~50세 사이의 중년층의 뇌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다는 게 신경과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결론은, 테크놀로지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기술이 주는 자극을 수용하면서도 ‘오프라인’방식으로 뇌 훈련을 해 새 테크놀로지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상이나 산책, 사이버 상이 아닌 오프라인에서의 만남과 취미활동의 중요성도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컴퓨터와 트위터에 매달리느라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되돌아보게 해주는 책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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