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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타자' 기업들 일본서 발빠른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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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지난 22일 도쿄 인근 가와사키(川崎)시의 한 대형 수퍼에 "김연자 김치"가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출시 행사에는 김연자씨(오른쪽 한복 입은 사람)도 직접 참가했다. 김연자 김치를 내놓은 동원 F&B는 올 이 김치의 일본 내 매출액이 1억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브랜드인 '쏘나타'가 오는 7월 일본에 상륙한다.

일본 내에서 식을 줄 모르는 '후유노 소나타(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이름)'열기를 한국차 '쏘나타'의 열기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차 이름을 한국에선 '쏘나타'라고 쓰지만 '쏘'발음이 어려운 일본어에서는 '소나타'로 표기하게 돼 더욱 '후유노 소나타'를 연상시킨다. 주된 마케팅 대상은 당연히 '소나타'란 단어에 열광하는 40~70대 일본 중년층이다. 이번에 수입되는 차종은 최신형 NF쏘나타 2400㏄, 3000㏄급 모델이다.

"한국에서 건너온 '당신의 소나타'"식의 광고만 제대로 먹히면 겨울연가에 푹 빠진 경제력 있는 중노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분석이다. 요즘 일본 언론에서 현대차의 우수성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도 판매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재팬 관계자는 "그동안 대표 차종인 쏘나타의 일본 수입을 미뤄왔지만 최근 한류 열기에 힘입어 오는 4월쯤 일본 정부에 인증 신청을 내기로 했다"며 "일본 시장 내 수입차 중 0.9%에 불과한 현대차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측은 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을 쏘나타의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미 거액을 제시한 도요타계열의 '다이하츠'에 빼앗겨 대안을 모색 중이다.

일본시장에서 '한류'를 '돈'으로 연결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동원F&B는 '김치 홍보대사'를 지낸 바 있는 인기가수 김연자씨의 이름을 붙인 '김연자 김치'를 개발, 오는 2월부터 일본 최대 수퍼체인인 '다이에'에 입점시킨다. 동원F&B 신상근 소장은 "일본 시장에선 김치가 아닌 일본식 '기무치'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정통 한국식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김연자 김치'만으로 올해 일본 시장에서 1억1000만엔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찬들은 지난 10일 한국 장류 업체로는 처음으로 일본 편의점 진입에 성공했다. "마음은 '욘사마'가, 입맛은 '태양초 고추장'으로"란 캐치프레이즈가 먹히면서 일본 3대 편의점의 하나인 '패밀리마트'의 전국 6250개 매장에 들어가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NHK 위성방송에서 방영 중인 '대장금'의 인기에 힘 입어 한국의 먹을거리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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