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병합 나빴다’ 한국79% 일본20%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국과 일본 국민 간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 차이는 크다. 그러나 양국 국민 간의 거리감은 많이 축소됐고, 양국 정부가 적극 노력하면 한·일의 미래는 밝다.’

중앙일보와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양국 국민을 상대로 공동으로 전화 설문 조사한 분석 결과다.

한·일 강제병합에 대해 한국에선 ‘나빴다’가 78.9%였다. 그러나 일본에선 ‘나빴다’는 20%이고 ‘나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60%)가 매우 높았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죄에 대해서도 한국에선 82.4%가 ‘사죄가 불충분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나 일본에선 ‘사죄했다’(47%)가 ‘사죄하지 않았다’(15%)를 훨씬 웃돌았다.

그러나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선 양국에서 모두 ‘좋다’가 ‘나쁘다’보다 많았다. 일본인은 한국을 미국·중국, 한국인은 일본을 미국·중국·북한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아키히토(明人) 일왕이 양국의 우호와 이해 증진을 위해 1~2년 내에 한국을 방문하는 데 대해 양국에서 다수(한국 58%, 일본 48%)가 찬성했다. 강제병합 100주년을 계기로 과거를 청산하고 밝은 미래를 만들기를 바라는 양국 국민이 많은 것으로 해석됐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해서도 양국에서 상당수(한국 66%, 일본 65%)가 필요하다고 생각 했다. 양국 정부와 정치인들이 이를 잘 풀어가면 양국의 밝은 미래를 위한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됐다.

상대국을 방문한 사람들과 젊은 층에선 서로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감정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돼 젊은 층의 교류가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대북한 정책에 대해선 한국인은 대화, 일본인은 제재를 더 중시했다.

오대영 선임기자·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