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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서인데 … 주말 더위 사망자 속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모기도 처서(處暑)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

23일은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절기인 처서다. 이때가 되면 모기와 파리의 극성도 수그러든다고 한다. 하지만 처서를 앞둔 주말에도 ‘살인적 더위’는 계속됐다. 이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도 이어졌다. 특히 무더운 날씨 속에 작업을 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1일 오전 6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의 한 돼지농장 정화조에서 인부 김모(53)씨와 마모(35)씨가 숨져 있는 것을 농장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이 더운 날씨로 농도가 짙어진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전날인 20일 오후 1시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모 아파트 정화조에서도 청소작업 인부 5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돼 인부 박모(59)씨가 병원 치료 중 숨졌다. 한모(54)씨 등 4명은 중태에 빠졌다. 정화조 업체에 따르면 더위가 심해질수록 유독가스 발생량이 늘어난다. 소방방재청 폭염 담당 박병철 주무관은 “폭염 때는 가급적 더위가 가장 심한 시간대인 오전 11시~오후 4시 사이에는 작업을 피하고, 평상시보다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각종 기계가 멈추기도 했다. 20일 오후 9시20분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KTX 열차 5호 객차의 냉방장치가 고장 나 일부 승객이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과부하로 냉방장치의 출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동대구역에서 승객들에게 규정에 따라 운임의 25%를 환불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21일 오후 4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10 월드 투어 인 서울’ 콘서트는 무더위로 영상시스템이 고장 나 20분간 중단됐다. 기상청은 23일부터 중부지방을 시작으로 비(강수확률 60∼80%, 예상 강수량 30∼80㎜)가 오면서 찜통더위가 차츰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송지혜·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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