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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아이들의 사랑… 연말연시 가족용 영화로 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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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온 가족이 연말연시를 함께 하는 시간에 안성맞춤인 할리우드 고전 두 편을 소개한다. 동물과 자연, 가족과 이웃 사랑을 주제로 한 전형적인 가족 영화에 능했던 클라렌스 브라운 감독 작품이다.

1944년작 '녹원의 천사'(전체)는 말을 사랑하는 소녀 벨벳의 용감한 도전을 그렸다. 길거리에서도, 잠자리에서도 말 타는 흉내를 낼 정도로 말을 사랑하는 열한살 소녀 벨벳 역을 아역 배우 시절의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맡고 있다. 마녀처럼 뚱뚱하게 늙은 현재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깜찍한 미모와 정확한 발성, 진심이 느껴지는 당찬 연기가 '녹원의 천사'를 잊을 수 없게 만든다.

벨벳에게 돈 많은 남성 귀족들만 참가할 수 있는 그랜드 내셔널 장애물 경주에 나갈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떠돌이 청년 역의 미키 루니, 벨벳의 언니 역의 안젤라 랜스버리도 풋풋하고 요염한 젊은 시절 모습을 보여준다. 1920년대 후반의 영국 바닷가 마을의 풍광, 고지식한 아버지와 이해심 많은 어머니, 소박한 이웃 등은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수많은 군중이 열광하는 말들의 경주 장면은 지금 보아도 스릴과 박진감이 넘친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과 편집상을 수상했다. 워낙 오래된 영화라 화질이 선명하지 못하며, 부록이 전혀 없는 점이 아쉽다.

'가장 특별한 선물'(전체)은 46년작으로 사슴을 아끼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열두살 소년 조디로 분한 클로드 자먼 주니어는 어린아이다운 순진함과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성숙함, 어머니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안간힘을 섬세하게 연기해 아카데미 특별상을 받았다. 조디에 대한 사랑을 자제하는 엄한 어머니 역은 제인 와이먼이, 두 모자를 이어주려는 자상한 아버지 역은 그레고리 펙이 맡아 둘 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오래 전 이 땅에 건너와 가정을 이룬 모든 이에게 바친다"는 자막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할리우드가 제작한 미국 전원 생활을 묘사한 작품 중 최고로 꼽힌다. 플로리다에서 촬영한 테크닉 컬러 영상으로 아카데미 촬영상과 미술상을 받았다.

페니는 남북 전쟁이 끝난 후 플로리다의 조지호 부근에서 정착할 땅을 찾는다. 소수의 개척자들과 자리를 잡고 아내를 맞은 페니. 그는 아들 조디와 단란하게 살고 있다. 숲에서 맨발로 놀다 곧잘 잠이 들곤하는 조디는 물을 먹으러 오는 사슴과 친해져 "나만의 동물을 기르고 싶다. 날 의지하고 따르는 것 같다"고 아버지를 조른다.

그러나 어머니는 "집 안에 동물을 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다. 조디 이전에 세 아이를 잃은 어머니는 조디에게 정을 주지 않는다. 배우·스태프의 필모그래피와 단편 애니메이션이 부록으로 들어 있다.

DVD 칼럼니스트 oksunn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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