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국내 라이벌 업체 "경쟁무대는 지구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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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5면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현대모비스와 ㈜만도가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워 더 넓은 격전장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한판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두 회사의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 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는 2010년에 세계 톱10에 진입하느냐가 글로벌 경영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정인(59)회장은 내년 경영방침의 하나로 '글로벌 경영의 확대'를 설정할 만큼 세계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모비스는 지난 7월 중국 상하이(上海)에 대규모 물류센터인 '상하이모비스'를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상하이모비스는 오디오를 생산해 중국 전역에 공급하는 한편 현대모비스의 전세계 물류기지에 부품을 공급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또 1백억원을 투자해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에 설립한 '장쑤모비스'가 이달 중 가동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기아차의 중국 현지 합자회사인 둥펑위에다기아(東風悅達起亞)가 생산하는 프라이드·액센트 차종의 운전석 모듈과 섀시 모듈을 공급한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들어설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모듈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지난달 '북미모비스'법인을 만들었다.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대지 10만평의 이 공장은 2005년부터 운전석 모듈·섀시 모듈 등을 연간 30만대 생산해 현대차 현지공장이 만드는 NF(쏘나타 후속 모델)·CM(싼타페 후속 모델) 차량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지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현대모비스는 2006년 국내 2백50만대,해외 1백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게 된다. 이처럼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힘을 쏟는 것은 부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 만도="고객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

㈜만도 오상수(58)사장이 글로벌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평소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시장을 공략하지 않고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지난해 국내 업계 최초로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핵심부품인 제동·조향·완충장치를 공급한 여세를 계속 몰아가겠다는 것이다.

만도의 집중 공략 대상지역 역시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은 4개 권역으로 나눠 10개의 생산 거점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이미 합작·단독 투자 방식으로 장쑤성 쑤저우(蘇州)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회사를 설립, 동북·화동(華東)지역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베이징(北京)과 충칭(重慶)에도 조만간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만도는 2007년까지 중국에 1억1천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1백86만대분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만도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픽업 '뉴다코타'와 포드의 SUV 차량에 들어가는 조향장치를 2004년부터 각각 6,7년간 장기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吳사장은 "GM에서 2년 연속 최우수 공급업체상을 받는 등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어느 회사와 경쟁해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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