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 발탁은 박근혜 견제용 아니라 PK 민심 얻기 위한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일부 측근 인사에게 “내가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내정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경남 출신이란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16일 전했다. 측근들과 대화를 하던 중 8일 단행된 개각이 화제에 오르자 이 대통령이 꺼낸 얘기라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를 키우기 위해 내가 김 후보자를 내정했다는 분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총리를 기용한 측면도 물론 있지만, 그것보다는 PK(부산·경남) 민심을 고려한 이유가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당선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경남이 경북보다 인구도 많지 않나. 다음 선거에서도 경남은 중요한 지역이다”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고 한다.

6·2 지방선거 때를 기준으로 한 경남의 유권자 수는 250만 명이다. 이 대통령의 언급대로 경북의 212만 명보다 38만 명이 더 많다. 그런 경남에 부산을 합치고, 경북에 대구를 합치면 PK 지역 인구가 TK(대구·경북)지역보다 130만 명이 더 많게 된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PK 민심은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경남만 해도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55%가 이명박 후보를 찍었다. 같은 보수진영에 속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21%를 얻었고, 당시 여당(대통합민주신당) 후보였던 정동영 후보는 12.3%밖에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땐 양상이 너무나 달랐다.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김두관 후보와 보수진영 이달곤 후보의 맞대결에선 53.5% 대 46.5%로 김 후보가 예상보다 큰 격차로 이겼다. 한나라당이 필승 카드로 전략 공천한 이 후보는 맥을 못 췄다. 한때 ‘한나라당의 텃밭’으로까지 불렸던 이 지역이기에 선거 결과는 이 대통령에게 작지 않은 충격을 줬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참모는 “청와대에서 자체적으로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를 해 보면 PK 지역이 저조하다”며 “(이 대통령 지지율이) 수도권보다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 참모는 “PK 지역이 현 정부에서 TK에 비해 여러 가지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정서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외부에선 ‘이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엔 관심이 없고, 일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차기 대선에서 정권이 재창출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남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 사진 혹은 이름을 클릭하시면 상세 프로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상세정보 유료]
※ 인물의 등장순서는 조인스닷컴 인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순서와 동일합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41대, 내정)

1961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