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확보 OK! 공격 투자 G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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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는 성에 안 차고 원금을 깨 먹기 싫어하는 투자자라면 '원금확보형 간접투자 상품'에 눈을 돌릴만 하다. 대표적인 원금확보형 간접투자 상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최근 투신사들이 잇따라 발매하고 있는 '옵션투자 펀드'다.

옵션투자펀드란 펀드 자산의 90% 이상을 원금확보가 가능한 채권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으로 투기성이 강한 옵션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원금을 먼저 확보한 후 발생한 이자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펀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목표수익률은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다. 투자 세계의 불변의 원칙인 '고수익·고위험'이란 잣대로 보면 안정적인 만큼 수익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동원투신의 '스프레드 시스템펀드', 삼성투신의 '세이프콜옵션·풋옵션 펀드' LG투신의 '세이프더블찬스혼합' 등이 대표적인 옵션투자 펀드들이다.

운용방식은 회사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동원투신이 발매한 '스프레드 시스템펀드'는 만기가 같고 행사가격이 다른 두 종목을 하나는 매수하고 하나는 매도함으로써 이들간의 차익을 노리는 '스프레드 전략'을 사용한다.

삼성투신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별도로 구분해 펀드도 따로 만들었다. 콜옵션펀드는 콜옵션만 할 수 있고 풋옵션펀드는 풋옵션만 할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콜옵션펀드에,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면 풋옵션펀드에 투자하면 된다.

저금리 시대에는 옵션투자 펀드와 같은 틈새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 당국의 가계 대출 억제 조치로 인해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금리는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대표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5% 정도지만 향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의 상품만으로 적정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투신권의 원금확보형 상품은 저금리 시대의 하나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투신권의 상품은 추가 가입 여부에 따라 추가형과 단위형으로 구분된다.

추가형은 펀드가 설정된 이후에도 신규로 가입할 수 있는 것을 말하고 단위형은 일정 기간 동안만 자금을 모은 후 추가로 자금 모집을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옵션 투자펀드에도 추가형과 단위형이 있다. 동원투신과 삼성투신의 상품은 추가형인데 반해 LG투신의 상품은 단위형이다. 어느 쪽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는 투신사가 상품을 발매하면서 운용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펀드에 투자할 때는 이런 단위형·추가형 구분 뿐만 아니라 중도해지수수료도 따져봐야 한다. 대부분의 펀드들은 일정 기간 이전에 해지하면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중도 해지로 발생한 비용을 가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펀드에 투자할 때는 펀드의 성격과 함께 투자기간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옵션펀드에 투자할 때도 한 회사의 상품에 모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마다 기본구조는 같지만 상품 성격이 조금씩 다르므로 3개 정도의 회사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분산투자는 모든 투자의 기본이다. 펀드투자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한 회사의 여러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차피 회사마다 자신의 운용철학과 전략이 있기 때문에 한 회사에서 발매한 상품이라도 운용방식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상건 이코노미스트 기자

sg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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