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은행장인데요 카드빚 좀 갚으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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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신용카드 연체 고객에게 직접 빚을 갚도록 독촉하는 전화를 할 계획이다.

최근 金행장이 신용카드 연체자로부터 빚을 받아내는 일에 영업점 관계자뿐 아니라 본점 임직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자 국민은행 카드사업본부는 모든 임직원에게 연체 고객을 할당했다. 이에 따라 연체관리 캠페인을 앞두고 金행장에게 지난 21일 할당된 연체 고객은 13명.

金행장은 이달 말까지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연체 사실을 알리고 빚을 갚으라고 독촉해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연체를 관리하는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연체관리를 더욱 독려하기 위해 행장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金행장은 신용카드 연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이 제때 경고하고 감독을 강화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민은행이 금융감독 당국보다 앞서 관리에 나섰다면 일이 더 수월해졌을 것이라며 때를 놓친 것을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카드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병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연체율 축소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말까지 눈에 보이는 신용카드 부실은 모조리 털어낼 계획이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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