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340만 년 전에 고기 발라 먹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인류의 조상들이 340만 년 전부터 석기로 고기를 발라 먹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존 학설보다 인류의 도구 사용 시기가 100만 년 앞선다는 것이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 독일과 미국의 고인류학 연구팀이 12일 과학 전문 학술지 네이처에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연구팀은 지난 1월 에티오피아 북부 디카에서 320만∼34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포유류 뼈 화석을 발견했다. 뼈엔 날카로운 석기로 살점을 잘라낸 흔적 등이 남아 있었다. 일부에선 돌 조각도 발견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초기 원인(猿人)의 석기 사용과 육류 섭취가 기존 학설보다 100만 년 앞섰다”고 주장했다. 이제까지 학계는 원인의 최초 석기 사용 시기를 250만 년 전으로 추정해왔다. 그래서 이 시기 인류 조상을 ‘호모 하빌리스(손을 사용하는 사람)’로 부르며 이 원인부터 종(種) 분류를 ‘사람 속(Homo Genus)’에 넣었다.

독일·미국 고인류학 연구팀은 “이 도구를 사용한 원인은 호모 하빌리스 이전 원인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의 연결고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원인들은 돌을 날카롭게 만드는 수준엔 이르지 못했고 주변의 돌을 그대로 주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승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