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 "예상한 일" 鄭측 "조사 왜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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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단일화 합의 이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반응이 엇갈렸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3자 대결을 상정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鄭후보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선 盧후보 측은 17일 "예상됐던 일"이라는 분위기였다. 이미 15일 오전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이해찬(李海瓚)기획본부장이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주말께 2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했었다. 盧후보 측 이기명(李基明)특보는 "그동안 지방공약 제시와 TV 토론에 주력한 결과가 누적된 것"이라며 "특히 부산·경남의 괄목할 만한 지지율 상승세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盧후보 측은 鄭후보 측을 자극할 만한 들뜬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와 달리 鄭후보 측은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3자 대결뿐 아니라 단일 후보 선호도에서도 盧후보에게 밀리는 조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민통합21의 신낙균(申樂均)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이 떨어뜨리기 쉬운 상대를 고르기 위해 '대책활동반'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李후보는 모든 공·사조직을 동원해 여론조사의 응답을 받을 경우 盧후보를 지지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행(金杏)대변인도 "李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선 鄭후보가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오는데 3자 대결에서 뒤집힌 것은 이 요인 외에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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