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연임해야 영국이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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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영국 토니 블레어(사진) 총리의 3선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16일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5월 총선을 앞두고 나온 이 같은 전망은 두 가지 뉴스에 근거하고 있다.

하나는 야당인 보수당의 중진 의원이 15일 "블레어가 집권해야 나라가 산다"며 탈당한 사건이다. 영국에서 중진 의원의 당적 이전은 매우 이례적이다.

블레어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잭슨(58)의원은 20여년간 하원과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마거릿 대처 정부 시절 교육부 정무차관 등 고위직을 연임했다.

잭슨은 이날 지역구에 보낸 탈당선언문에서 "보수당 마이클 하워드 당수가 총리가 되면 국가에 해가 된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 블레어 총리가 계속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이 유력시되는 그는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세 가지 점에서 보수당을 비판했다. 즉 ▶대외정책으로 가장 중요한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 소극적이고▶국내정책으로 대학 수업료 인상 등 주요 법안에 정략 차원에서 반대했으며▶이라크전과 관련해 지지와 반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블레어의 승리를 방증한다.

정치 여론조사기관 포풀러스가 혼전 지역인 202개 지역구 주민을 상대로 면접조사한 결과 보수당 의석이 줄어들 것으로 나왔다.

보수당은 2001년 총선에서 166석을 얻어 노동당(412석)의 절반에 불과했다. 포풀러스는 이번 총선의 경우 보수당 의석이 3석 줄어 163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보수당이 1906년 총선 이래 99년 만에 최소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보수당 하워드 당수는 2003년 11월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당수직에 올랐으나 최근까지 전혀 지지율을 높이지 못해왔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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