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꽃뱀'의 진정한 행복 찾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하트브레이커스 (MBC 밤 11시10분)='에일리언' 시리즈에 강인한 여전사로 나왔던 시거니 위버가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 코미디 영화다.

최근 '턱시도'에서 청룽(成龍)과 환상의 액션 호흡을 맞춘 제니퍼 러브 휴이트와 함께 사기꾼 모녀로 등장한다. 위버는 사기를 치기 위해 괴상한 러시아 악센트를 쓰고 비틀스의 히트곡 '백 인 더 USSR'까지 부르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맥스(시거니 위버)와 페이지(제니퍼 러브 휴이트)는 미모를 앞세워 남자를 유혹한 뒤 돈을 챙기는, 소위 '꽃뱀'이다. 맥스가 부유한 남자를 꾀어 결혼하고는 첫날밤 의도적으로 바람맞힌다.

그러면 상심한 남자 앞에 페이지가 나타나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맥스는 이혼 위자료를 챙기는 식이다.

이들 모녀의 마지막 타깃은 담배회사 사장 윌리엄(진 해크먼). 휴양지인 팜 비치에서 윌리엄을 거꾸러뜨리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중 페이지는 잭(제이슨 리)과 사랑에 빠진다. 잊고 살았던 양심도 서서히 되살아난다.

상투적 결말만 참는다면 킬링 타임용으로 쓸만한 영화다. 감독은 미라 소르비노·리사 쿠드로 주연의 코미디 '로미와 미셸'을 만든 데이비드 멀킨. 레이 리오타 출연. 2001년작. 원제 Heartbreakers. 19세 이상 관람가. ★★★(만점 ★5개)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