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탐방 ⑤ 행복한산행(천안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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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정기산행지 충북 괴산 도명산 정상 부근에서 왼쪽부터 닉네임 대마왕·대박(뒷줄)·영희·특공대장(후기 필자·가이드)·창공님이 포즈를 취했다. [행복한산행 제공]

가장 대중적인 운동은 역시 등산.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을 땀 흘리며 올라 아래를 굽어보는 기분은 더 없이 좋다. 좋은 산 친구들이 있어 금상첨화. 천안·아산 등산모임을 소개한다.

행복한산행(천안아산)은 7월 테마산행으로 지리산 한신계곡을 다녀왔다.

한신계곡은 지리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며, 짧은 거리에 폭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무더위 계곡 테마산행으로 제격인 곳이다. 오전 6시 천안 학화호도과자(신부동)앞에서 최종 인원을 점검한 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대전~통영간고속도로, 88고속도로를 거쳐 목적지로 향했다.

출발 시 약간의 비가 내려 산행 걱정을 했는데, 가는 도중 날씨가 좋아져 마음이 편해졌다. 남덕유산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오전 9시30분경에 지리산 백무동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백무동주차장에서 등산체조로 몸을 풀고 간단히 상견례한 후 산행을 시작을 했다. 이날 등산 체조 관련해 붙박이(이중서)님이 문자를 보내왔다. “대장님 가능하면 오늘 준비운동 확실하게 진행해 주세요”라는 내용이였다. 아무튼 오늘 등산체조는 빡세게 진행했다. 다들 “아휴~~ 산에 가기 전에 낙오하겠다”고 아우성이다.

백무동매표소에서 인원점검 및 기념촬영 후 산에 올랐다. 선두가이드는 붙박이님, 중간가이드는 특공대장인 나, 후미가이드는 항상 카페지기 산인님이다.

산길로 접어들어 30분쯤 오르니 계곡의 물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첫 번째 폭포인 첫나들이폭포가 나왔다. 다들 이곳에서 사진촬영에 정신없다. 잘 보이지 않는 폭포 배경으로 사진촬영하려는 산우님들 표정이 밝았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지리산의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흐르는 물과 폭포들이 시작된다. 계곡 길따라 계속 산행하다보니 선두와 중간, 후미와의 차이가 점점 벌어졌다. 일행을 챙기느라 경치를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계곡을 오르다보면 출렁다리가 몇 개 나오는데, 계곡을 건너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현수교다. 이 다리를 건너 10분 정도 오르면 가내소폭포가 나온다. 일반 등산객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이곳에서 함께 동행하던 대마왕님을 붙잡아 가내소폭포로 ‘불법 출입’해 폭포 배경으로 한 컷을 남겼다. 옛날 한 도인이 여기서 도를 닦다 실패하여 떠나가면서 “나는 가네”하고 떠난 게 이름이 돼 가내소폭포로 불린다고 전한다.

가내소폭포에서 10여분 올라가면 한신계곡의 가장 멋진 오층폭포가 나온다. 이곳에는 별도의 전망대가 있는데 힘들었는지 다들 그냥 지나간다. 오층폭포의 5층은 사람이 들어가기 힘들어서 디지털카메라에 담을 수밖에 없다. 이곳에 도착하니 오전 11시가 넘었다. 점심식사 자리로는 가장 좋은 곳이다. 폭포 밑에서 물소리를 들어가면서 발담그고 약간의 곡주를 곁들여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 힘들게 산행하는 까닭은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하여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밥은 꿀맛이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한신폭포로 다시 올라갔다. 1시간 정도 오르니 산 능선이 나왔다. 능선 따라 조금내려가니 이름 모를 폭포가 또 나왔다. 우리 산행은 한신폭포까지만 하기로 했다.

이 곳에서 우정님이 옷을 벗기 시작한다. 형수님이 있는데도 옷을 벗고 계곡으로 뛰어든다. 완전히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다. 여기저기서 “우정형님 대단하세요.” 여름인데도 계곡 물은 30초도 못 버틸만큼 차다.

한신폭포는 일반인들이 못 들어가게 막아놓았다. 예전에는 푯말과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등산객들이 들어가서 쓰레기를 많이 버려 지금은 푯말도 없애고 길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 등산객은 한신폭포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오후 2시 하산을 시작했다. 한참을 내려오다 첫나들이폭포 바로 위 계곡에서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서 물놀이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오후 4시 백무동 어느 식당에서 간단히 뒤풀이하고 5시쯤에 지리산 백무동주차장에서 출발해 천안으로 돌아왔다. 이번 7월 테마산행도 산우님들이 협조해서 안전사고가 없었다. 산행을 잘 해주신 산우님께 감사드린다.

글=신현종 가이드



회비 없이 참가비만 받는 산악회

‘지역 유일’ 전문가이드제 운영

지난달 25일 ‘행복한산행(천안아산)’ 회원들이 산행에 앞서 경남 함양 지리산 백무동매표소 앞에서 기념촬영 했다. [행복한산행 제공]

행복한산행(천안아산)은 2008년 9월 창립됐다. 이 산악회는 가이드제를 채택하고 있다. 다른 산악회와 달리 회비가 없다. 회원들도 산행때 마다 ‘참가비’를 내면 된다. 대부분 2만5000원 수준이다. 현재 카페 등록회원은 487명.

카페지기 홍봉하(산인)씨는 “산악회 추세가 우리 처럼 가이드제로 바뀌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가이드제 산악회는 아직 많지않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산악회에는 회장 대신 가이드가 있다. 특공대장으로 카페 닉네임을 쓰는 신현종씨. 신씨는 (사)대한산악연맹의 등산가이드 2급 자격증을 갖고 있고, 산림청의 등산안내인 교육과정과 대한적십자사의 응급처치법 일반과정을 수료했다. 산을 잘 알고 산행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기산행과 테마산행을 실시한다. 정기산행은 매주 둘째주 일요일, 테마산행은 매월 넷째주 일요일 한다. 테마산행은 가족단위로 3~4시간 코스로 진행된다. 섬이나 바다쪽의 산을 택해 좋은 경치를 만끽할 수 있게 한다. 청소년 자녀들도 많이 참가한다. 이번 달엔 22일 욕지도에 간다. 정기산행은 8일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소재)에 다녀왔다.

처음 산행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다음카페(cafe.daum.net/happy-MT)에서 회원 가입을 마치고 카페지기(011-484-9290)에게 연락하면 된다. 7월 테마산행의 경우 출발 12일 전 버스 좌석이 다 찼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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