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음 비운 장원삼 마침내 10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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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의 왼손 에이스 장원삼(사진)이 지긋지긋한 ‘아홉수’에서 벗어났다.

장원삼은 지난달 10일 넥센전 승리로 시즌 9승째를 따낸 이후 네 경기 연속 승패와 상관 없이 물러나며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모두 3실점 이내로 막는 호투를 펼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최고 투수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6과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판정승했으나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시즌 10승을 코앞에 두고 한 달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자 ‘아홉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선동열 삼성 감독도 팀 좌완 에이스가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선 감독이 내놓은 해법은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공을 던져라”였다.

선 감독은 장원삼이 선발 등판한 8일 LG와의 잠실구장 경기에 앞서 “승리는 투수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최선을 다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징크스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일 뿐이다. 주변에서 자꾸 아홉수라고 하니까 아홉수가 되는 것”이라며 “1승일 뿐인데 괜히 의미를 둘 필요 없다. 그렇게 따지면 시즌 첫승도 마찬가지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활약한 ‘국보’ 선 감독은 아홉수를 겪지 않았을까. 선 감독은 “나는 그럭저럭 잘 넘어간 것 같다”고 웃어넘겼다.

장원삼은 이날 경기에서 6이닝 동안 6피안타·3볼넷·3탈삼진·2실점으로 선발 임무를 다해냈다. 모처럼 활발한 타선 지원도 곁들여져 비로소 시즌 10승 고지를 밟으며 ‘아홉수’를 훌훌 털어냈다. 삼성 타자들은 최형우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는 등 4회까지 6점을 뽑아내며 장원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삼성의 8-3 완승.

장원삼은 몇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노련함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3-0으로 앞선 2회 말 볼넷을 연이어 내주며 2사 만루를 허용했으나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첫 번째 위기를 넘겼다. 6-1로 앞선 5회 말에는 박경수와 이진영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사 2·3루에 몰렸으나 조인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단 한 점만을 내주며 승리를 지켜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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