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日人 딸 회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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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3세 때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사망)의 딸로 확인된 김혜경(15·북한 거주)양이 일부 일본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놓고 일본 내에서 "북한의 선전에 이용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에 일시 귀국 중인 피랍 생존자 다섯명의 일본 영구 귀국이 현안으로 등장한 시점이어서 29일로 예정된 북·일 국교 정상화 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요코타 메구미는 중학생이던 1977년 납북돼 북한 남성과 결혼, 김혜경을 낳은 후 병으로 사망했다. 논란은 후지TV와 일부 신문이 지난 25일 평양에서 혜경양을 인터뷰하면서 시작됐다. 혜경양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조선인이니 일본에는 갈 수 없다"며 "일본의 외할아버지·할머니가 속히 평양에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강조했다. "장차 김일성대학을 나와 당의 일꾼이 되고 싶다"는 말도 했다. 25일 저녁 인터뷰가 방영되자 후지TV에는 항의전화가 쏟아졌고, 피랍자 가족 단체는 "일시 귀국한 다섯명에게 북한에 돌아오라고 재촉하는 메시지"라며 반발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방위청 장관도 27일 "기자회견은 북한의 선전"이라며 "그녀는 일본 여론을 움직일 목적으로 최선을 다해 눈물을 흘렸다"고 꼬집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day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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