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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공연을 국가 브랜드로 키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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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외국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의 국력이 크게 신장됐고 경제규모 세계 15위, 무역규모 세계 12위 국가라는 점을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한 주(州)에 비교되는 작은 나라에 인구밀도(명/㎢)는 세계 제10위로 천연자원 하나 없는 땅이다. 휴전 직후 1인당 국내총생산(GDP) 70여 달러 정도로 세계 최빈국에 속했었다. 그런 나라가 교육열, 선박 건조, 반도체 기술, LCD 모니터 기술과 생산 보급, MP3 기술, 인터넷 기술이 세계 제1위인 나라가 됐다.

2009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실시한 ‘대한민국의 종합 국력’ 분석 조사 결과에서도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산업화된 20개 국가(G20) 중 우리나라의 종합 국력은 세계 13위였다. 특히 경제력·교육력·과학기술력·국방력·정보력·환경관리력·기초국력 등 하드파워 부문에서는 9위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국정관리력, 정치력, 외교력, 문화력, 사회자본력, 변화대처력을 종합한 소프트파워 경쟁력은 세계 12위 수준으로 하드파워 경쟁력에 상대적으로 뒤졌으며 그중 문화력은 13위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가 잘사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국가가 아님을 시사해 준다. 따라서 ‘선진 일류국가’라는 국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여정은 향후 더욱 가속화해야 될 것으로 본다.

정부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격 제고를 위한 80개 추진과제를 확정하고 국민실천 4대 과제도 본격 추진키로 한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추진과제 중에는 민족문화가 집적된 중요한 자산인 전통문화예술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전통문화예술 활성화로 문화강국으로의 품격 제고를 도모하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문화는 국가의 브랜드 파워가 되고 국민통합을 촉진하는 기폭제다. 해외에서의 전통문화예술공연은 뛰어난 우리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려 한민족의 문화적 우수성을 확산시킴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한층 드높일 수 있다. 외국인들의 친한(親韓) 분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재외동포들이 모국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나라 사랑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배상진 백석예술대학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