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휴가지서 이문열 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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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62·사진)씨가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의 지방 휴가지에 초청을 받아 하룻밤을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여권 내에선 8·15 경축사에 담을 내용과 관련해 논의가 있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씨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요청으로 (이 대통령의 휴가지에) 하루 다녀왔다”며 “청와대에서 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 당선 뒤 면담 계획이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뤄지다 이번 휴가 때 일정을 맞추게 된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안을 갖고 건의를 한다든가 조언을 하는 자리는 아니었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이번 대통령의 휴가가 ‘쉬는 컨셉트’인 만큼 문화예술인들을 불러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편안하게 나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씨가 현재 대통령 자문기구인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며 “일각에서 말하듯 8·15 경축사 등과 관련해 부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씨와 이 대통령은 20여 년 전 소설가와 기업인으로 처음 만나 교분을 이어왔다. 특히 이씨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냈다. 또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불거졌을 땐 “촛불시위는 정권에 대한 불복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씨는 최근 중앙일보 ‘사람섹션 J’팀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이 6월 지방선거 패인으로 천안함 사건 역풍이 불었다고 진단한 데 대해 “북한이 때리는 대로 참아야 한다는 논리가 되는데 그런 나라는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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