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구시 정신에서 경영의 새 길을 찾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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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되지 않은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까? 유교의 참다운 실현은 학습을 통해 부지런히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몸으로 앎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1980년대부터 진행되어온 동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질문은 이제 진부한가?

문제를 논하기보다는 먼저 동아시아적 가치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자. 그래서 올 한 해 동안 열리는 세계유교문화축전 학술대회의 특징은 바로 경영이다. 그리고 실사구시(實事求是)다.

경영에 대한 고심은 유교자본주의로 귀결된다. 경영자에게 유교가 어떤 가치가 있고 기업 운영의 측면에서 유교가 어떻게 조직 생산에 기여하는가를 묻고 그 해답을 추적하는 것이다. 경영자의 삶과 그 강연을 통해 유교가 가진 자본주의 체제의 건강성 속에서 발전하는 경영에 대한 해답을 듣는다.

실사구시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최근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유교목판 10만 장 모집 운동을 보다 큰 차원에서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전략 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은 유교목판이 유교의 가치에 어떻게 기여하였고 그 가치가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탁월한 가치인가를 검증하는 학술대회다. 세계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와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를 계기로 유교목판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디딤돌로 작동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학술대회는 과거 제사의식이 현실생활과 괴리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전통 상·제례의 현대화’에 관한 것이다.

먼저 과거 제사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사가 현재의 생활구조와 어떤 모습으로 결합되었을 때, 본질적 목적과 현실적 가치를 접목할 수 있는가를 찾아가는 것이 이 학술대회의 목적이다. 사실 ‘변화하는 생활습관, 생활패턴에 따라 제사를 어떤 방식으로 지내야 하는가?’는 현실적 문제이자 유교문화의 본질적 문제다. 이를 정면으로 거론하고자 하였다는 것 자체로 흥미를 끌고 있고, 그 대안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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