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의 관리직원이 중국인 노동자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백 명의 노동자가 기물을 부수고 거리로 몰려나가 도로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건은 광둥(廣東)성의 유력 신문 광주일보(廣州日報)가 지난달 31일 인터넷 사이트인 다양왕(大洋網)을 통해 보도하면서 중국 전역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특히 중국 대표적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텅쉰왕(qq.com)과 신랑왕(sina.com)뿐 아니라 애국심을 자극해 온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 사이트가 한국인 직원이 중국 노동자를 깔고 앉은 사진을 공개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7일 광둥성의 대표적 공업도시인 둥관(東莞)의 한 공단에 입주한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 라인에서 발생했다. 한 중국인 노동자 M씨가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기계 성능을 점검한다면서 생산 라인을 세 번이나 무단으로 중단시켰다.
이를 발견한 한국인 관리직원이 M씨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졌고 급기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광주일보가 전했다. 이 와중에 M씨의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 그러나 병원에선 그의 상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진단됐다.
이튿날 한국인 직원이 M씨에게 1만7000위안(약 300만원)을 지급하고 사과하면서 양측은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기로 서로 합의해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일부 흥분한 노동자들이 이번 사건에 불만을 품고 약 300명의 노동자를 공장에 불러 모으면서 사태가 재차 악화됐다. 이에 회사 경영진은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