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원이 중국 노동자 폭행 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의 관리직원이 중국인 노동자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백 명의 노동자가 기물을 부수고 거리로 몰려나가 도로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건은 광둥(廣東)성의 유력 신문 광주일보(廣州日報)가 지난달 31일 인터넷 사이트인 다양왕(大洋網)을 통해 보도하면서 중국 전역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특히 중국 대표적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텅쉰왕(qq.com)과 신랑왕(sina.com)뿐 아니라 애국심을 자극해 온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 사이트가 한국인 직원이 중국 노동자를 깔고 앉은 사진을 공개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7일 광둥성의 대표적 공업도시인 둥관(東莞)의 한 공단에 입주한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 라인에서 발생했다. 한 중국인 노동자 M씨가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기계 성능을 점검한다면서 생산 라인을 세 번이나 무단으로 중단시켰다.

이를 발견한 한국인 관리직원이 M씨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졌고 급기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광주일보가 전했다. 이 와중에 M씨의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 그러나 병원에선 그의 상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진단됐다.

이튿날 한국인 직원이 M씨에게 1만7000위안(약 300만원)을 지급하고 사과하면서 양측은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기로 서로 합의해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일부 흥분한 노동자들이 이번 사건에 불만을 품고 약 300명의 노동자를 공장에 불러 모으면서 사태가 재차 악화됐다. 이에 회사 경영진은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