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 뜰까 KT 외국인 한도 확대후 상승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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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통신 업종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주 KT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한도를 21일부터 37.2%에서 49%로 크게 늘린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통신 관련주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통신 업체들이 하반기에도 계속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더해져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KT가 지난 8일 외국인 지분 한도를 늘린다고 밝힌 뒤 이 회사 주가는 10% 가량 껑충 뛰었다. 거래소 시장의 통신업 지수도 이틀 만에 18.95포인트(5.7%)나 올랐다. 종합주가지수가 이틀간 1.9%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컸다.

<그래프 참조>

◇통신주 파란불 켜졌나=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통신주를 처분해 오던 외국인들은 KT의 발표 직후 SK텔레콤·LG텔레콤·KTF·하나로통신 등의 주식까지 사들이고 있다. 이들은 KT 주식이 없어서 못 샀던 만큼 당분간 계속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21일부터 장내에서 새로 살 수 있는 물량은 발행 주식의 11.8%인 3천6백70만주다. 9일 종가 기준으로 약 1조7천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의 김경모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KT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는 원주보다 10%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며 "외국인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KT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의 양성욱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이번 조치를 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 장벽이 낮아지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통신주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만 하면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통신주에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은 큰 편이다. 세계 유력 통신 업체들의 경우 한창 잘 나갈 때는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에 달했다. 벌어들인 돈에 비해 주가가 30배 가량 높았다는 얘기다. 현재 세계 통신 업체들의 평균 PER는 20배 수준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10배 정도여서 그만큼 투자 매력이 커진 상태다. 올 상반기 최대의 수익을 낸 SK텔레콤·LG텔레콤 등은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표 참조>

◇걸림돌은 없나=LG투자증권의 서정광 연구원은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평균 매수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KT의 지분 확대 조치만으로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다소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이동통신 업체들에 대해 요금 인하를 추진 중인데 이는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10% 이상 파격적으로 요금을 내리지 않으면 업계에 미치는 효과는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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