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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월드컵 때 나도 붉은악마 될거예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의 듬직한 맏형 역할을 했던 홍명보(33·포항 스틸러스) 선수를 본지 학생 명예기자들이 만나 그의 축구사랑 정신에 대해 알아봤다. 홍선수는 지난 6월부터 장학재단을 설립해 유소년 축구 발전을 돕고 있다.

편집자

-장학재단을 설립한 특별한 동기라도 있나요?

"축구를 하는 어린이들 중에 많은 수가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그런 친구들을 도우려고 1997년 5월 일본 J리그에 진출하면서 받은 돈의 일부로 장학회를 만들었고, 이제 규모가 더 큰 재단으로 발전한 것이죠."

-재단의 기금은 어떻게 모으고,장학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월드컵 이후 많은 분이 도와줘 목표액보다 훨씬 많은 10억원 정도가 모였어요. 이번에 받은 CF 출연료를 포함해 앞으로 제가 버는 돈 가운데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금에 넣으려고 해요. 장학금은 발전성이 있으면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 선수들을 주위에서 추천받아 재단 이사회의 심사를 통해 결정한 선수들에게 돌아갈 것 같아요."

-유소년 축구가 발전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어떤 형식으로 유소년 축구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선수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유소년 축구는 클럽 형식으로 운영하는 게 좋을 듯한데요. 나이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밟으며 성장해야 기본기나 체력이 충실해지기 때문이죠."

-월드컵 열기가 K리그에 이어지고 있습니다.우리나라 축구가 더욱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월드컵 때 받은 감동 때문에 축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구단에서 선수들의 질을 높여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서비스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일본의 경우 선수 관리나 마케팅,팬들에 대한 서비스가 우리보다 월등히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아울러 팬들도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장뿐 아니라 훈련장에 찾아가 선수들을 격려해 줄 정도로 말이죠."

-축구 선수가 꿈인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요?

"축구는 참 재미있는 운동이거든요.강한 훈련보다는 재미있는 훈련을 통해 축구를 익히면 기량이 훨씬 늘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1~2년 안에는 은퇴를 할 것이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 위해 해외에 나가 영어를 익힐 예정입니다. 앞으로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면 어떤 일을 하든 장애가 될 것 같아서요.

그리고 아시안 게임 출전은 다른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도록 양보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은 관람석에서 경기를 느긋하게 보고 싶어요." (웃음)

김용준·정희연·전유나(경기 영일중3·경기 화정중2·인천 삼산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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