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증시… 700선 지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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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국내외 증시에서 비관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지난주 초 13% 가량 올랐던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중반 이후 상승폭의 절반 이상을 까먹었다. 또 나스닥 지수는 연중 최저치에 다가섰다. 미 증시가 2주 전 금요일과 지난주 초에 강세를 보임에 따라 바닥 탈출 기대감도 고조됐으나, 이제는 그런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의 미 증시 상승은 바닥 탈출 신호라기보다 침체 장세에서 간혹 나타나는 반짝 급등세(베어 마켓 랠리)에 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증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 증시가 급등세를 보일 때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으며, 지난주 막바지엔 종합주가지수 700선을 겨우 지킬 수 있었다.

이처럼 사정이 나빠지자 700선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고 있다. 요즘 증권가에선 지지선으로 700보다 650을 드는 전문가가 늘었다.

시장이 약세로 돌아선 지난 4월 중순 이후 갈수록 증시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 주가가 간혹 반등해도 직전 고점을 넘어서지 못하며, 하락 국면에선 직전 저점을 깨는 양상을 보인다. 즉 고점과 저점이 비스듬히 밑으로 기울고 있는 형상이다. 주가 상승을 믿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반등 국면마다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번주 초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의 실업률과 공장주문 지표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온 데다 이 바람에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주 목요일은 지수옵션 8월 물의 만기일이다. 비록 2일 현재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가 4천32억원으로 적은 편이지만, 어느 정도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주엔 미국 쪽에서 중요한 경제 지표를 발표할 만한 게 없는 것. 그러나 다우 지수는 8,000선에 대한 지지력 시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은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서 성급히 뛰어들거나, 급락한다고 해서 무조건 팔고보자는 전략은 위험하다. 현금 비중을 높인 상황에서 시간을 두고 저점 매수 기회를 노려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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