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日 생체실험에 중국인등 25만명 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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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차 세계대전 중에 중국에서 한국인·중국인을 상대로 악명 높은 생체실험을 저지른 일본군 '731부대'의 옛 대원이 지난달 30일 도쿄(東京)외신기자클럽에서 진상을 고백하고 희생자들에게 보상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731부대원으로 생체실험에 참가했던 시노즈카 요시오(79)는 이날 "8월 27일로 예정된 생체실험 피해자 소송판결은 일본의 양심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군의 세균실험에 희생된 중국인 2천1백명의 유족을 대표하는 1백80명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시노즈카 등 옛 731부대원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만주 하얼빈에서 콜레라·이질·탄저병·티푸스 등 병균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전쟁포로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다"고 증언했다.

시노즈카는 생체실험으로 최대 25만명까지 살해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731부대원 중 전범행위로 기소된 사람은 아무도 없으나 시노즈카는 "나 자신을 전범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731부대의 존재는 시인하면서도 옛 부대원들의 증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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