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신호" "일시적 반등" : 낙관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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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美증시'출렁'… 美 전문가 전망

미국발(發) 금융불안으로 세계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말 그대로 공황이 오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중앙일보는 최근 미 언론의 각광을 받고 있는 두 명의 전문가를 만났다. 다우존스 지수가 36,000까지 간다고 주장했던 철저한 보수·시장경제주의자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제임스 글래스먼 수석연구원과 수년 전부터 공개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붕괴를 예고했던 진보적 경제학자인 아메리칸대의 로빈 한넬 교수다. 상반된 그들의 주장을들어 본다.

편집자

-미국의 실물경제는 좋다는데 주가가 왜 이리 떨어지나.

"실제로 현재 미국의 실업률·생산지수·재고·물가 등 모든 지표가 좋다. 주가가 떨어지면 다들 경제가 안좋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주식시장에는 심리적인 요인과 정치적 사건 등 수많은 변수가 있다. 이번 폭락사태의 원인으로 회계스캔들을 내세우지만 나는 이것이 단서가 됐을 뿐이고 실제 하락의 원인은 정치논리 때문이라고 본다. 엔론사건이 터진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월드컴·아델피아·제록스 등 기업부정 문제가 모조리 불거져 나왔지만 이 기간에 다우 지수는 3%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한달 동안 부시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에서 연설하고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이 제재법안을 만들고 하는 사이에 주가가 17%나 떨어졌다. 정치가 시장에 개입해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 것이 폭락의 더 큰 원인이다."

-미국 경제가 장기침체될 것이란 이야기가 많은데.

"주식시장의 장기침체 가능성은 많아야 15%도 안된다. 더욱이 대공황은 말도 안된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 경제는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성·안정성을 갖췄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한 적은 1991년 한차례 뿐이었다. 지난해 다들 불황이라고 했지만 1% 성장했다. 과거 블랙먼데이 때는 하루에 22%가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단계적으로 떨어졌다. 많은 사람이 최저점의 매입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을 회복시킬 방법들이 있나.

"우선 금리인하는 현재 금리가 너무 낮다보니 적용하기가 힘들다. 결국 시장이 스스로 극복할 것이다. 크게 보면 지금은 시장이 그동안의 문제들을 스스로 치유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오히려 대책을 마련한답시고 기업의 자율성을 해치는 규제위주의 대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시장회복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의 경제불안이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은.

"미국이 소비감소·투자부진 등으로 실물경제가 위축된다면 몰라도 주식시장의 부진 그 자체가 세계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추천대상 종목이다. 위기를 잘 견뎠고 지난해 주가가 37% 올랐지만 아직도 과소평가돼 있다. 한국이 지금 흔들리는 것은 심리적 영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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