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험 리포트로 학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전북대생 4명은 오는 8일 해외로 현장체험 여행을 떠난다. 보름간 일정으로 독일·네덜란드 등에서 자전거 도로 실태를 살핀 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여행에 참여하는 정창오(정외 2년)씨는 "자전거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에 정책 모델이 될 만한 보고서를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대학가에 외국 체험 여행 붐이 일고 있다. 체험 여행은 종래의 어학연수와 달리 낯선 도시를 돌며 세상 경험과 안목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들은 이를 장려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활동 결과에 따라 학점을 주는 등 교과과정의 하나로 인정해준다.

1999년 국내 처음으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 전북대는 심사를 거쳐 올해 15개 팀을 선정, 여름방학 중 해외에 내보낸다.

이들은 '유럽 영화 연구' '인터넷 무역' '화교 자본 활용 연구' 등을 현장에서 수행한다. 3~5명으로 구성된 팀마다 5백만원씩 지원한다.

또 전주대는 9월 초 15주 일정으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현장팀(24명)과 중국 문화유적지 탐방팀(30명)을 보낸다. 1인당 1백50만원씩 지원하고 귀국 후 리포트 등을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학점을 준다.

전남대는 '세계 교육기행 탐방' 프로그램에 따라 '우리 민족 고려인을 찾아서'(러시아 연해주·3명) 등 17개 팀 60여명을 보낸다.

부산 부경대도 문화탐방단 33명을 1~15일 일정으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7개국에 보냈다. 이와 함께 이 대학 BK21 사업단 30명은 일본·중국의 기업체·대학·기술단지·무역전시장 등의 방문에 나선다.

조선대는 '해외 인턴십'이란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해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현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기 정착금 60만원을 주고 해외 업체 근무기간에 따라 3~17학점까지 인정해준다.

최근 뉴질랜드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김해리(23·여·조선대 국문 4년)양은 학교 홈페이지에 "온종일 잡초를 뽑고 나무를 손질하느라 힘들지만 세계화 시대 젊은이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하며 이겨내고 있다"고 적었다.

전북대 송정기(사회학과)교수는 "대학생들에게 국제 경쟁력과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데 해외 현장체험 학습 프로그램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대석·천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