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다이어트엔 천천히 걷는게 으뜸 절식·금식은 피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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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4면

노인들도 살을 빼고 싶을까.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원의 통계를 보면 60대 노인층도 체중조절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이 늘리려는 사람보다 두 배나 많은 것이다. 하지만 체중감량의 목적은 다르다. 20대가 외모 유지에 있는 반면 60대는 질병치료나 체력 향상 목적이 훨씬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반인에게 '실버 다이어트'는 생소하며 다소 쑥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한의원 비만클리닉을 용감하게(?)찾아온 60대와 70대 여성 어르신들의 첫마디는 '이 나이에 살을 빼는 상담을 하기가 멋적다'는 것이었다.

실버 다이어트의 가장 큰 어려움은 굶지 않고 건강하게 살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둔화돼 기초대사량이 크게 준다. 게다가 활동량 감소로 에너지 소비량 역시 대폭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몸 전체 근육량이 감소하는데 특히 다리 근육의 감소로 하체에 힘이 없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음식 섭취가 많지 않음에도 복부에 체지방이 축적되는 원인이 된다. 하체 근육이야말로 체지방의 최대 소비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 비만에는 '천천히 자주 걸어다니는 것'이 하체 다리근육을 유지하면서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기 체중을 싣고 걷는 것은 뼈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방법도 되기 때문에 노인에게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조급한 체중감량을 위한 절식이나 금식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녹황색 야채나 두부·콩·살코기 같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체중 수치에 구애받지 말고 체지방의 감량변화를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우유나 멸치로 칼슘을 보강해야 한다. 치아가 나빠 잘 씹지 못하는 분들은 지방이 적고 칼슘량이 많은 탈지 분유를 권한다. 한방 비만클리닉에선 뚱뚱한 노인들에게 비만 치료를 하면서 부족한 기력을 보충하는 약재를 함께 처방한다. 노인층은 충분한 단백질과 비타민을 섭취해도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고, 자칫 기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몸앤맘한의원 손영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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