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동생이 오빠 눌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국내 선거사상 처음으로 오누이가 구청장 자리를 놓고 맞대결해 관심을 모았던 부산 해운대구청장 선거에서 여동생인 허옥경(許鈺卿·44·한나라당·사진)후보가 당선됐다.

許당선자는 개표가 끝난 뒤 "여성 후보라는 점과 오빠와의 대결 등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지지해준 구민들에게 감사드린다. 구민들의 일꾼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許당선자는 해운대를 여성 후보 전략지로 선택한 한나라당에 반발한 허훈(許燻·47)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오누이간 싸움을 벌였다. 許당선자는 "오빠와의 대결이 '집안 단속 실패'로 비춰질까봐 걱정했다. 특히 다른 후보들로부터 '여성 구청장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집중 공격을 받아 유권자들을 설득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부산시 정책개발실장을 지낸 許당선자는 "투명하면서 즐겁고 신바람나는 행정을 펴겠다. 부산 시정을 개발한 행정경험을 살려 해운대구를 첨단 비즈니스 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김관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