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피델리티 아태 담당 이사 “태국·호주·말레이시아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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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앞으로 세계 지수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점점 커지며 투자자에게는 더 폭넓은 투자 기회가 열리게 될 겁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캐서린 영(사진)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투자 부문 이사는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가계·정부·기업의 재정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데다 아시아 국가별로 다양한 시장 특성을 지니고 있어 장기 투자에 매력적이라는 말이다. 그는 피델리티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은행 PB를 대상으로 아시아 시장 전망을 설명하기 위해 1일 방한했다.

그가 꼽는 유망 아태 투자 지역은 태국·호주·말레이시아다.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과 기업과 은행의 건전한 대차대조표가 태국의 강점이라고 한다. 미국 포드가 최근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동차 조립공장 건설계획을 밝힌 것도 긍정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상반기 태국 증시는 9.1% 상승했다. 피델리티 태국 펀드의 6개월 수익률(5월 말 기준)도 15.3%에 이른다. 태국의 정치 불안에 대해서는 “소요 사태는 전국적인 것이 아니라 방콕 인근에만 한정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자원 부국인 호주는 중국과 인도의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높은 주식시장의 배당률도 언급했다.

“호주의 배당률(연평균 4.1%)은 영국을 제외한 유럽(3.2%) 등에 비해 높습니다. 자본 증식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유리하죠.”

중국은 근로자의 임금 상승 등으로 내수 시장이 확대되며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가 중국에서 주목하는 것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중국 농업은행의 기업공개(IPO)다.

“중국의 은행은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합니다.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공모가가 매력적이어서 중동의 국부펀드 등 외국 기관투자가와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죠.”

말레이시아는 외국인 투자 규모가 작지만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로 소개했다. 피델리티 말레이시아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7.6%를 기록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상반기에 이어 강세를 이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삼성과 LG 등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오랜 시간 동안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며 일본과 맞설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확보하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개별 국가마다, 업종마다, 기업마다 성격이 다 제각각이에요. 이런 점들을 잘 따져 분산 투자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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