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조 한국 상대 사령탑 분석>3인3색 "그러나 목표는 V": 어리나 미국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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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감독은 곧바로 팀 컬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폴란드·미국·포르투갈의 감독도 저마다 독특한 스타일로 개성 강한 대표팀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감독을 알면 팀이 보이는 법이다. 세 나라 감독의 축구세계로 들어가 보자.

옆집 아저씨처럼 서글서글한 인상. 그러나 용의주도한 인물이다. 98년 10월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이후 불러들인 선수가 무려 93명이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추리기 위해 70명의 희생양을 만든 셈이다. 그의 탄탄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 능력과 정교한 분석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 브루클린 출생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은 현역 시절 골키퍼였다. '선수' 어리나는 평범했으나 '감독' 어리나는 탄탄대로였다.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대학과 프로리그에서 80.8%의 엄청난 승률을 올렸다. 두번의 미국프로축구리그(MLS)우승과 다섯차례의 전미 대학선수권대회 석권으로 '이기는 법을 아는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때론 잔재주를 부린다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미국 축구 전문지 '사커 아메리카'는 올초 "전력 노출을 극도로 꺼려 월드컵 예선전에서 부상한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를 일부러 선발해 출전시키기도 했다. 이런 잔꾀를 부리기보다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는 대단하다. 뉴욕 타임스는 28일(한국시간)"미국팀이 응집력과 강한 정신력을 갖추고 20대의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하게 된 것은 그의 공로"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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