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국제 M&A '큰 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사모투자펀드(PEF)의 기업 인수.합병(M&A)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3일 올해 PEF가 참여한 M&A 투자 규모는 2940억달러(약 308조원)로 지난해(1850억달러) 보다 60%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2002년의 투자 규모는 1330억달러였다.

리서치 회사인 딜로직은 올해 PEF의 투자를 업종별로 보면 미국 의료시장이 19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위성 부문과 영화산업이 각각 100억달러와 67억달러로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위성부문 M&A는 인텔샛이 단일 거래로 최대(50억달러)를 기록했다.

PEF 투자 규모 면에서 미국과 영국이 올해도 역시 세계 1,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260억달러, 영국은 570억달러를 기록했다. 3위는 독일(27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1%나 증가했다. 미국의 대표적 PEF인 칼라일이 일본의 교세라와 손잡고 무선 데이터 그룹 DDI포켓을 20억달러에 인수한 사례가 올해 아시아 최대의 PEF 투자로 기록됐다.

PEF의 M&A 투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신문은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했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성화된 데다 기업매수(buy-out)펀드를 통한 대규모 자본 조달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먼 삭스의 재정자문그룹 공동 대표인 찰리 보트는 "현재 대기 중인 거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훨씬 많아 내년에도 PEF 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의 유럽 재정후원자인 매티오 카노나코는 "상당수의 자금이 이미 유입돼 PEF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