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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만 전쟁 일어나도 미국, 대만 방어의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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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대만 전쟁시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의무가 없다"고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이 밝혔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한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중 관계의 가장 큰 지뢰"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미티지는 "대만이 공격을 받으면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만관계법에 따라 전쟁 억지를 위해 태평양에 충분한 병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대만을 방어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문제는 선전포고를 결정할 수 있는 미국 의회가 사실상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은 하나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뉴스 전문 사이트 월드넷데일리는 "미국 고위 정책 결정자의 이 같은 발언은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대륙위원회 주임은 "아미티지 부장관의 발언이 미국의 정책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 주임은 "대만관계법상 미국의 대만 파병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공급할 의무는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은 "아미티지 부장관의 이번 발언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집권 민진당에 대해 독립 추진 정책을 포기하라는 경고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도 양안(중국.대만)관계의 현상유지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이 무력 통일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군사적 억지력 유지에 전략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최근 수년간 서태평양에 해군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는 이유도 양안 충돌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많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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