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자경 명예회장 回婚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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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구자경(77) LG 명예회장과 부인 하정임(78)여사 내외가 지난 13일 결혼 60주년을 맞았다.

具명예회장 부부는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장남인 구본무 LG회장 등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회혼례(回婚禮)를 가졌다.

평소 과묵한 성격의 具명예회장도 이날은 "60년 동안 묵묵히 내조해준 속 깊은 집사람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河여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날 가족을 대표해 "60년 전에 맺으신 백년가약을 지키시고 정답게 해로해 오신 두 분이 한없이 자랑스럽다"며 "두 분께서 백년을 해로하시는 부부상이야말로 평생 간직하며 본받아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가족들은 또 이날 회혼식 기념으로 具명예회장 내외의 부부상(夫婦像)조각 작품을 선물했다.

具명예회장은 17세 되던 1942년 당시 조혼(早婚) 풍습에 따라 경남 진양군의 선비 집안인 진양 하씨 가문의 장녀 河여사와 진주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후 河여사는 재벌그룹 총수 부인임에도 공식 직함을 하나도 갖지 않고 대외 활동도 일절 삼가며 具명예회장의 내조에만 전념해 왔다.

그룹 관계자는 "河여사가 具씨 가문의 종부로 들어온 뒤 44년 具명예회장의 진주사범학교 입학, 45년 장남인 구본무 회장 출산 등 기쁜 일만 이어졌다"며 "이들 내외의 각별한 부부애와 절제된 가족 사랑은 뒷날 LG가 발전하는 데 초석이 되었으며 어려운 시기마다 버팀목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具명예회장은 지난 95년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주중엔 충남 성환의 연암축산원예대학의 농장에 머물면서 난과 버섯 연구 등을 하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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