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개혁세력 與중심으로 모으겠다" 노무현후보 정계개편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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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武鉉)후보는 "지역 분열로 흩어진 개혁세력을 민주당 중심으로 모으겠다"며 "큰 흐름으로 정계의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는 지난 27일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연 기자회견 등에서 "여러 정치집단에서 새로운 질서로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정계개편에 본격 착수할 뜻을 밝혔다.

<관계기사 3,4면>

이와 관련, 후보는 29일 오후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찾아가 당선 인사를 하며, 30일에는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을 상도동 자택으로 방문한다. 후보는 "두 분의 공과 과를 모두 포함해 민주세력의 단절된 역사를 복원해 나가겠다"며 "金전대통령에게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력의 법통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고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신민주 대연합'형식의 정계개편을 구상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통해 정권을 재창출하고, 김대중 신당을 창당하려는 음모"(南景弼 대변인)라며 격렬히 반발해 향후 정계개편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갈등과 충돌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후보는 이에 앞서 27일 서울 경선을 포함, 전국 16개 시·도 순회경선 종합득표에서 1만7천5백68표(72.2%)를 얻어 6천7백67표(27.8%)를 얻은 정동영(鄭東泳)후보를 누르고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이번 국민경선에는 총 선거인단 7만7백69명 중 3만4천3백81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중도사퇴한 다섯 후보의 지지표는 모두 무효 처리됐다.

한편 이날 여덟명을 뽑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한화갑(韓和甲)의원이 전체 1만2백69표 중 5천9백61표(58%)를 얻어 대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나머지 최고위원에는 정대철(鄭大哲)·박상천(朴相千)·한광옥(韓光玉)고문과 이협(協)·추미애(秋美愛)·신기남(辛基南)의원, 김태랑(金太郞·이상 득표순)전 경남도지부장 등이 선출됐다.

또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에는 김중권(金重權)고문과 김원길(金元吉)의원이, 사무총장에는 문희상(文喜相)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후보는 후보수락 연설에서 "국민의 정부가 추진했던 개혁 작업을 계속해 중산층과 서민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종혁·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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