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프로팀 베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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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야기현 월드컵 추진국 다케다 시게주가 주장하는 '기적(奇蹟)시리즈' 중 가장 수긍이 가는 게 있다. 바로 센다이 연고 프로축구팀인 베갈타(vegalta)가 만들어 낸 것이다.

일본프로축구 2부리그(J2) 소속이었던 베갈타는 지난해 2위를 기록, 꿈에 그리던 1부리그(J1)로 승격했다.

다른 팀들과 막판까지 피말리는 순위 경쟁을 벌이던 베갈타는 마지막 경기에서 종료 1분 전 골을 따내 J1 승격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장은 감격의 울음바다로 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올해 베갈타가 개막전 이후 5연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4월 6일에는 지난해 J리그 우승팀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둠으로써 일본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5일 현재 6승1패를 기록, 2위 주빌로 이와타에 골득실차에서 뒤진 3위를 달리고 있다.

베갈타 구단 홍보부의 사이토 미와코는 "우리도 놀랐다.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도 없고 거금을 주고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형편도 못된다. 서포터들과 센다이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선수들이 일치단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굴지의 기업들이 뒤를 받치는 다른 구단과는 달리 베갈타는 미야기현과 센다이시가 출자하고,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창단한 팀이다.

연간 10억엔의 구단 운영비는 다른 명문팀들의 5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연말엔 일본의 한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전한 베갈타 서포터 회원들이 우승상금 1백만엔을 전액 선수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베갈타의 선전은 센다이의 월드컵 열기에 불을 질렀고, 미야기 현민들의 자존심을 한껏 북돋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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