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일본 영화계의 천황’구로사와 아키라, 서울·부산서 회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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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일본 영화계의 천황-. 스티븐 스필버그·조지 루카스·마틴 스코세이지 등 전세계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1910~98·사진)에게 붙은 별명이다. 60년간 30여 편을 통해 독보적인 미학을 보여줬던 거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7월 1일∼8월 4일)과 부산(8월 10∼29일)에서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www.koreafilm.or.kr, 원장 이병훈)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이사장 오구라 가즈오)가 주최하며 시네마테크부산·필름포럼·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함께한다. 구로사와의 대표작 21편이 상영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렸던 회고전 중 최대 규모다.

상영작 중에는 세계 영화사에서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던 명작 세 편이 포함돼 있다. ‘7인의 사무라이’ ‘라쇼몽’ ‘이키루’다. 구로사와는 서구적 양식과 일본 전통문화를 버무리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줬다. ‘7인의 사무라이’는 존 포드의 서부영화 문법을 따르면서도 가부키의 연기양식을 도입했다. 195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라쇼몽’은 나무꾼이 나무하러 가는 장면에 라벨의 ‘볼레로’를 삽입하는 등 일본 시대극을 현대화한 걸작으로 꼽힌다.

구로사와 연보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도 눈에 띈다. 1943년 데뷔작 ‘스가타 산시로’과 첫 번째 컬러영화 ‘도데스카덴’이다. 특히 ‘도데스카덴’은 흥행 실패로 감독이 자살미수 사건을 일으킨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첫 공개되는 작품도 ‘생존의 기록’ 등 7편이나 된다. ‘카게무샤’ ‘란’의 주연배우 나카다이 다쓰야 등도 내한한다. 회고전은 필리핀·태국 등 아시아 5개국을 순회하며 열린다. 관람료 무료. 02-3153-2075∼7.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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