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에 내 젊음을 바쳤다 박영기씨 등 공사 비행교수 3명 고별비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푸른 하늘을 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 서운합니다. 하지만 후배 보라매들이 가슴을 펴고 대신 날아줄 것입니다."

공군사관학교 비행교수 3총사인 박영기(朴榮起·58·공사 16기)·강철수(姜哲洙·58·〃)·원철희(元喆喜·58·공사 17기)씨.

이들은 28일 고별 비행으로 30여년간의 조종사 생활을 접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의 정년퇴임식은 6월에 열린다.

이날 세 사람은 올해 임관한 조요진 (曺堯眞·여·23·공사 50기)소위 등 병아리 조종사 세명을 각각 훈련기(T-41)에 태우고 공군 212 비행교육대대를 이륙, 청주 상공에서 1시간 가량 편대비행을 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양성한 조종사는 40개 차수에 걸쳐 2백10명 정도. 이들 교관은 차수마다 예비 보라매들을 각자 서너명씩 맡아 3개월 동안 비행의 기본기를 전수해왔다.

이들은 1968, 69년에 임관한 뒤 공군에서 수송기·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하다 92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당시 민간 항공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초빙받았으나 이를 뿌리치고 보라매를 훈련시키는 비행 교관으로서 군복을 다시 입었다.

朴교수는 30여년간 7천2백85시간을 비행했다. 이는 공군 조종사 가운데 둘째로 긴 비행 기록이다. 姜교수는 5천2백90시간을, 元교수는 5천13시간을 비행했다.

교육 중에는 엄격하기로 소문난 이들이지만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넘쳐흘러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朴교수는 "34년간 조종사와 교수로서 하늘을 날며 후배들을 가르친 게 자랑스럽다"며 "후배 조종사들에게는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실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과감히 도전하고 자기 연마를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남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