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성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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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0면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봄이면 생각나는 추억이 있다.

따끈한 정종 한 잔이 생각나는 퇴근길에 만났던 여인의 이야기다. 언젠가 옆 자리에 앉은 여인이 정종 대포로 붉게 홍조 띈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불그레하게 아름다움이 절로 피어나는 그 상태로 성형수술을 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여인이었다.

술 취한 얼굴은 더러 본 모습과 완전히 달라서, 추하게 변하는 것이 뻔한데 그 여인처럼 얼굴이 오히려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술과 성형의학은 전혀 무관하다고 보는 나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해 주었다. 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중 신체적인 영향가운데 얼굴표정과 피부미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적당한 양의 음주는 사람의 마음을 유쾌하게 하고 우울증과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것은 물론이며 혈액순환에도 많은 도움을 주어 피부미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습관성 음주와 과다한 흡연으로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추세는 날로 늘고 있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래 눈꺼풀이 축 늘어지는 경우, 안보이던 주름이 생기는 등이 있는데 이는 심한 음주와 흡연의 결과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 큰 수술을 해야 했지만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 가능하며, 결과도 원래 모습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술은 인체에 여러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성형의학적으로 보면 얼굴에 바로 영향을 주며 피부 노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음주를 자주 하는 사람은 거울로 자주 얼굴을 점검해 술자리를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술기운이 쌓여 피부 노화도 빨리 오며 얼굴표정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술이 얼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모르고 절제하지 않는다면 검푸른 얼굴에 주름과 기미도 늘고, 심하면 본래 모습이 바뀔 수 있다. 성형전문의사로써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바로 술로 찌든 얼굴 때문에 시술해 달라고 찾아 올 때며 성형으로는 이미 바뀌어진 얼굴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02-555-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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