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투표로 국장 선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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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하남시가 투표를 통해 국장급 승진 대상자를 뽑아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하남시에 따르면 이달 말 서정현 시민봉사국장(지방행정서기관·4급)의 명예퇴직으로 공석이 되는 국장급 승진인사를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했다. 투표결과 남명현(50) 사회복지과장이 국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우량 부시장(시장 권한대행) 주재 아래 치러진 투표에는 과장급 이상 30명이 참가했으며, 후보로 사무관(5급) 승진 7년차 이상 6명이 나섰다.

공무원 승진 심사는 통상 근무성적·교육점수 등을 토대로 승진 대상 인원의 4배수를 승진 후보자로 뽑아 이 중에서 인사권자가 최종 결정하고 있다.

하남시의 한 공무원은 "투표로 서기관 승진자를 뽑는 방식은 朴부시장이 결정했다"며 "인사권자인 朴부시장이 오는 6월 시장선거 출마를 앞두고 국장급 인사 때문에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투표 인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朴부시장은 "승진대상자 모두 근무성적이 비슷하고 경쟁도 치열해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투표로 결정했다"며 "같은 급인 과장들끼리 실시한 투표인 만큼 다면평가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인사권자의 인사권 포기"라며 "인사고과 등을 무시한 인기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남시는 손영채 시장이 오는 8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달 사퇴했으며 현재 朴부시장이 권한 대행을 맡고 있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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