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문학 살리는 '불꽃 원로' : 김윤식 석좌교수 신입생 강의 자청 유종호 석좌교수 '문학토크쇼'진행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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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문학 비평에서 일가를 이룬 두 원로 비평가가 정년 퇴임 이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문학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를 정년 퇴임하고 명지대 석좌교수가 된 김윤식(66·(左))씨와 연세대 석좌교수 유종호(67)씨가 그들. 두 사람의 정력적 행보는 50대만 돼도 작품 활동이 뜸해지는 한국 문단의 조로(早老) 현상과 여러 모로 대비된다.

서울대 재직 중 1백여권의 저서를 내며 현장 비평의 대부로 불려온 김씨는 요즘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라는 강의를 하고 있다.

김교수 스스로 명지대측에 "1학년을 가르치고 싶다"고 요청해 이뤄진 강의로, 석좌 교수가 이렇게 문학 교육의 최전선에 나서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 강의는 학부 1학년을 대상으로 한 3학점짜리 교양 강의다.

김교수는 "어떨 땐 나이 든 내가 이제 막 돋아나는 새싹같은 스무살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대학 신입생 때 문학을 통해 자기 삶과 사회에 대해 애정과 책임을 가지도록 도와주고 싶은 생각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또 월간 문학지 '문학사상'에 지난 1월부터 자전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이 에세이는 30년 문학 인생을 정리하며 비평가로서의 자의식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어 문단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달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며 문학에 관심을 갖도록 해달라"는 뜻과 함께 소장 도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천여권의 문학 서적을 동명정보대학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6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정년퇴임하고 연세대 석좌교수로 재직중인 유교수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문학 토크쇼' 진행자로 나선다.

다음달 12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문예진흥원 아트하우스 3층 강당에서 열릴 '유종호 교수의 금요일의 문학이야기'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 놓고 시인·소설가·평론가들 중 두 명을 초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강의는 케이블TV CTN이 녹화중계한다.예컨대 '소설과 방랑적 상상력'(5월 24일)의 경우 소설가 김주영씨와 평론가 김치수씨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초청 연사는 이밖에도 김광규·정과리, 이상섭·이남호, 김원일·황종연, 현기영·조남현, 김화영·오정희, 은희경·권지예 씨 등이다.

유교수는 "일반인과 함께 문학의 주요 주제를 함께 다루다 보면 침체에 빠진 문학에 활기가 생기지 않겠느냐"며 "진행자로서 다각적 질문과 보충 설명을 해가며 참석한 청중이 한 쟁점에 대해 일정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교수는 80년대 후반에도 교육방송에서 '저자와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강연 문의는 02-760-4562.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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