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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工大 인기 부활 우리가 앞장" 동문 CEO들 팔 걷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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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공대가 무너진다는 얘기는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약화된다는 말이다.보고만 있을 수 없다."(유상부 포항제철 회장)
"한국 사회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집단은 엔지니어뿐이다.과학자·기술자가 천대받으면 결국 약한 국가로 향하게 된다."(변대규 휴맥스 사장)
서울대 공대 합격자 미등록률 18.3%의 쇼크(본지 2월 7일자 1면)가 캠퍼스 밖으로 전파되면서 다각적인 '공대 살리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공계 출신 병역특례 확대 등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서울대 공대가 중심이 돼 국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 작업에 나선 것.
이 운동에는 특히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전자·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 등 국내 굴지 기업의 전문경영인(CEO)이 된 동문들이 대거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 공대 이장무(長茂)학장은 8일 "이달 중으로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공대 출신 CEO들의 성공사례를 담은 홍보책자 1만여부를 만들어 전국 고교에 배포, 공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홍보책자에 실릴 인물은 미 포천지가 '2000년 아시아 기업인'으로 선정한 윤종용(尹鍾·58·전자공학)삼성전자 부회장, 전미가전협회 주최 세계가전쇼(CES)에 동양인 최초로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던 진대제(陳大濟·50·전자공학)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 총괄사장, 취임 6개월 만에 판매량 41.7% 증가를 기록해 미국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김동진(金東晉·52·기계공학)현대자동차 총괄사장 등 면면이 화려하다.
또 수출 효자산업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이윤우(潤雨·56·전자공학)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네트워크 총괄사장,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펠로를 수상한 황창규(黃昌圭·49·전기공학)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선박건조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김형벽(金炯壁·67·기계공학)회장과 민계식(閔季植·60·조선공학)사장, 포항제철 유상부(常夫·60·토목공학)회장과 이구택(龜澤·56·금속공학)사장, 코스닥상장 시가총액 1위의 벤처기업 휴맥스의 변대규(卞大圭·42·제어계측)사장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회장(고려대 물리학과 출신) 등은 올 1학기부터 서울대가 처음 실시하는 최고경영자 공대 겸임교수 초빙제에 따라 교수 자격으로 강단에서 '공대 살리기'에 동참한다.
서울대 공대는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이들을 모델로 한 '국가경쟁력의 중심축은 공대'라는 내용의 TV·신문 광고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 공대는 오는 8월 말께 과학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 고교의 우수학생 3천여명을 초청해 일주일 동안 서울대 신공학관에서 '비전 2002'행사도 열기로 했다."그만큼 절박한 위기 상황"이라는 게 공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모교에서 도움을 요청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구택 사장은 "공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면 어떻게든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무영·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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