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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문화 지도]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이사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열가지를 시도해 한가지만 성공해도 이윤이 남는 게 연예 산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단순히 매출을 늘리기보다 최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SM엔터테인먼트의 2001 회계년도 예상 매출액은 약 2백75억원, 예상 당기 순이익은 약 25억원. 전해에 비해 약 80% 정도 늘어난 액수다. 큰 폭의 성장이라고 덕담을 건네자 이 회사 설립자이자 오너인 이수만(50)이사는 "이제 겨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청담독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SM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SM을 비롯한 한국 대형 기획사들이 어떻게 발전하리라 생각하는지.

"지금은 레코드 회사 혹은 기획사가 케이블TV 등 미디어 매체를 인수하거나 제휴하는 단계다. 그러나 2010년께에는 거대한 미디어그룹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회사가 바로 기획사 혹은 레코드 회사가 될 것으로 본다. SM도 그런 방향으로 나간다."

-문화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데.

"요즘 많은 업체가 음악.영화 판권을 확보하거나 이를 활용할 매체를 소유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인 콘텐츠 유통업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다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 하는 데 치중해야 고부가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SM의 설립자로서 SM이 지금의 위상을 갖는 데 기여한 바를 스스로 뭐라고 생각하나.

"첫째, 내가 매니지먼트나 조직 관리보다 음악 프로듀서로 역할에 전념한 점이다. 둘째, 그 연장선상에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댄스 음악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점이다. 한계도 있지만 시장 점유율을 고려했을 때 맞는 선택이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아카데미 시스템'을 중시하는 회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카데미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이제 매니지먼트나 프로듀싱보다 캐스팅과 훈련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회사 역량의 70%를 여기에 집중한다. 전문 캐스팅 팀이 끊임없이 후보를 발굴한다. 현재 훈련 중인 가수가 70팀이며 세팀 정도가 올해 데뷔한다. 부담을 덜기 위해 상당수 가수들은 제휴 관계인 기획사에 맡겨 데뷔시키기도 한다. 장나라 등이 그런 경우다."

그는 "10대처럼 놀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따라간다. 물론 어렵지만 할 수 있으니까 전문가 아니겠는가. 그러자면 많이 놀아야 하는데 갈수록 그럴 시간이 줄어 회사 경영진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최재희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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