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 금리 나홀로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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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시중 금리 하락으로 은행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서민들이 주로 쓰는 소액대출 금리는 오히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 은행의 신규 소액대출(500만원 미만) 금리는 평균 연 6.66%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 2월(5.95%)과 비교하면 두 달 새 0.7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4%포인트 내린 연 5.07%로 나타났다. 2001년 9월 통계를 내기 시작한 뒤 가장 낮다. 예·적금 담보대출 금리도 전달보다 0.22%포인트 떨어진 연 5.2%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는 은행들이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고금리 소액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국민은행은 신용등급 5~10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KB근로자 희망+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희망 둘 더하기 대출’을 내놨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자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서민 대출에 은행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기예금 금리는 9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갔다. 4월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2.88%로 전월보다 0.38%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소액대출과 정기예금의 금리 차이는 3월 3.37%포인트에서 4월 3.78%포인트로 벌어졌다. 은행이 지난달 1억원을 정기예금으로 예치해 이를 소액대출로 운용하면 연간 378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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