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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인기도 사기도 최고입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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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4면

'강한 여전사(女戰士)'를 키워내는 육군여군학교(교장 秋順三대령). 여성 장군까지 나와 여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요즈음 이 학교를 선택한 여성들의 꿈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이번 방담에는 통합 중대장인 林선영(27)대위와 훈육소대장 崔난영(26)중사 등 현역들과 훈련 18주차인 朴세영(20).崔은주(21).李민정(19).張수경(18).金준희(24)후보생 등 1백66기 부사관후보생 5명이 참가했다.

張=여군은 사회 어느 곳보다 승진인사에서 남녀 차별이 없다는 점 때문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또 군간부로서 특기별로 전문성을 살릴 수 있어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휼륭한 전문직이기도 하고요.

崔중사=여군에 대한 인기는 지원율만 봐도 알 수 있어요.이번 기수는 11대 1이었지만, 모집 정원에 따라 최고 32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아요.

林대위=여군 교육의 목표는 문무(文武)를 겸비한 군인을 양성하는 데 있습니다. 여군이라고 군사훈련을 대충 하지 않습니다. 특히 사격에선 80% 이상 명중률을 요구합니다. 올 7월 9일 입교한 1백66기들은 20주 동안 사격.수류탄 투척.각개전투.유격훈련 등 군사훈련과 충효예.정보관리 등 양성교육을 모두 받았습니다.

崔중사=훈련 마지막 단계인 최근엔 '엑셀' '파워포인트' 같은 컴퓨터 실무를 중점 교육하고 있습니다. 정보검색사 1급 수준의 실력이 목표입니다.

張=유격체조인 '쪼그려뛰기'가 무릎이 끊어질 것 같아 제일 힘들었습니다. 훈련에 앞서 힘든 기초체력 훈련을 받아서인지 '막타워'를 타거나 헬기 낙하(레펠) 훈련도 겁이 안나더라고요.

李=지난 9월엔 경기도 남양주시 근교에서 완전군장으로 8시간 동안 40㎞ 행군을 했습니다. 군장이 무거워 허리를 다친 동료도 있었는데 동료들이 대신 들어줘 낙오자없이 무사히 훈련을 마쳤죠.

崔중사=여성들이 모여 단체 내무생활을 하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많습니다. 소대장들이 불시 내무검사를 하면 후보생들의 관물함이나, 훈련으로 때가 낀 방독면 케이스에서 사탕.초코파이 같은 군것질거리가 우수수 떨어지기도 합니다.

李=훈련을 받다 보면 왜 그렇게 먹고 싶은 게 많은지 민간인일 때보다 몸무게가 10㎏이 더 불었어요.

朴=여군도 남군 못지 않게 모든 분야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전병과를 지원했는데 5년간 근무해 자격을 갖춘 뒤 가장 힘들다는 대테러부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崔=여군이 불과 1~2명밖에 없는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게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훈련이나 야간근무에서 남군보다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보병 선임하사가 되겠습니다.

張=신문에서 여군 최초로 장군이 나온 기사를 읽었습니다. 여군이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넓어져 자랑스럽습니다.자기가 원해 지원한 여군이 의무 복무인 남군보다 잘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林대위=제 동기가 여군으로 대테러부대 팀장을 맡고 있어요. 저도 전방 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육소대장 생활을 1년간 했고요. 군의관에서 해병에 이르기까지 여군들이 진출하지 못하는 금녀(禁女)지역은 이젠 없습니다. 머지않아 철책선이나 GOP 근무도 여군이 맡을 거예요.

정리=정효식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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