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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재·보선] 예상치 웃돈 투표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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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서울의 경우 평균 42.5%를 기록했다. 당초 선거관계자들은 서울의 투표율을 35% 안팎으로 예상했었다.

25일 투표마감 직후 양당은 이같은 투표율을 저마다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했다. 민주당은 "원래 재.보선은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은데 이번엔 젊은층이 투표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홍일(金弘一)의원 제주휴가'건 등 선거 막판 여당에 악재가 잇따라 쏟아지면서 '현 정권을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민심이 폭발한 것"으로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야당의 해석이 적중한 셈이다.

정치권에선 "아파트촌의 표심(票心)이 승부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구로을 선거관계자는 "한나라당이 강세인 구로1동.신도림동 아파트촌 쪽의 투표율이 평균보다 3% 가량 높은 반면 우리가 강세인 가리봉 1.2동 쪽은 덜 나온 게 승패를 갈랐다"고 아쉬워했다. 구로1동에선 민주당이 더블스코어로 지기도 했다.

반면 한나라당 동대문을 선거관계자는 "우세지역인 전농 2동의 투표율이 낮았지만 중.대형 아파트촌이 새로 들어선 전농 3동.답십리 2동 쪽의 투표율이 높았던 게 승인(勝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 때 11표차에 불과했던 동대문을에서 한나라당이 50%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것을 놓고 DJP 공조파기 후 충청권표가 한나라당 쪽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민련이 입후보를 포기한 데다 최근 김용환(金龍煥).강창희(姜昌熙)의원을 입당시킨 게 상당한 효험을 봤다는 것이다.민주당 허인회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45%대에서 머물렀다.

구로을에서도 한나라당 이승철 후보는 지난해 총선 때 득표율(41.5%)을 훨씬 상회한 반면 민주당은 48.2%에서 급락했다. 한광옥(韓光玉).장영신(張英信)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이 연거푸 지역구를 내놓게 되면서 악화된 민심을 결국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한편 강릉은 유력후보가 한나라당과 무소속이었던 탓에 선거전의 열기가 서울의 두 곳과 달랐다는 평가다. 특히 최돈웅(崔燉雄)의원의 재공천 문제가 이슈가 됐지만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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