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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놓칠세라, 상하이 달려간 CEO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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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 12개 대기업의 오너 또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 주말 중국 상하이로 집결했다.

1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상하이에서 열린 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기업인들은 엑스포를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무역협회 관계자가 전했다.

184일간의 상하이 엑스포(5월 1일~10월 31일)에는 외국인 500만 명을 포함해 70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으로선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호기다.

박찬법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활로를 중국에서 찾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박 회장은 “상하이 엑스포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입지 굳히기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기업으로는 한국전력 김쌍수 사장의 각오가 남달랐다. 중국에 비판적이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주요국 정상 중 가장 먼저 중국을 찾아 원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진검승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중국 원전 수주를 따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원전 40기를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에 따라 약 74조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낸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중국 시장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직답을 피했다.

대신 그를 수행한 설영흥 부회장이 “중국 시장에 지난달 새로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35(투싼ix의 중국 모델명)는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선풍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웃었다.

설 부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는 도요타의 동급 모델에 비해 평균 10%가량 싸지만, IX35는 도요타의 동급 모델보다 최고 7000위안(약 113만원) 비싸게 팔린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자동차 산업은 짧은 주기로 경기를 타는 다른 산업과 달리 잘나갈 때와 못 나갈 때가 천당과 지옥 차이”라며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2년 전 베이징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이 고전한다는 소문을 불식시키려는 듯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다른 지역에도 백화점 개장을 검토 중”이라며 중국사업 확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신 부회장은 상하이 황푸(黃浦)강 양쪽을 연결하는 페리를 타고 엑스포 현장을 돌아봤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중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하기 어렵고 고객 네트워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백화점 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중국 시장에서 현재 순항 중인 이마트 사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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