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김태정씨… 세번째 조사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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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지낸 김태정(金泰政)변호사가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가 지난해 5월 서울지검에 긴급 체포됐을 때 金전장관이 변호를 해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李씨가 지난해 5월 긴급 체포됐을 당시 서울지검장이었던 임휘윤(任彙潤)부산고검장은 최근 "金전장관으로부터 李씨 선처를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검 감찰부는 金전장관이 서울지검의 사건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金전장관은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감찰 조사를 거부할 수 있지만, 감찰 조사에 응하게 되면 세번째 조사를 받는 셈이다.

金전장관은 1999년 이른바 '옷 로비 사건' 으로 특별검사 조사를 받았다.

金전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 99년 12월 사직동팀의 수사 보고서를 유출한 혐의(공무상 기밀 누설)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99년 6월 진형구(秦炯九)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 때문에 그해 11월 특별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는 金전장관은 파업유도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편 金전장관은 李씨측으로부터 수임료 1억원을 받았다는 소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본인이 운영 중인 로시콤 법률구조재단 기부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 며 "나중에 그 돈이 李씨의 로비스트였던 여운환씨가 낸 돈인 것을 알고 돈을 대신 전달한 사람에게 항의도 했다" 고 해명했다.

또 변호인 선임계 제출여부에 대한 시비와 관련, "李씨에 대한 검찰 내사 때 검사장에게 전화를 했기 때문에 변호인 선임계를 낼 필요가 없었으며 그 후 李씨가 풀려나는 바람에 변호인 선임계를 검찰에 공식 제출하지 않았다" 고 설명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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